회화작가로 가는 길은 실패의 연속이고 누가 알아주지 않으며, 결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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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 너머에 존재하는 가치 탐구 프로젝트 _ THE WALL 

구축된 벽으로서  고정관념

나의 작품의 테마는 '벽'이다. '벽'은 내가 그동안 층층이 쌓여진 흔적이다. 벽의 퇴적층을 연상하면 된다. 구축된 퇴적층은 그동안 형성된 나의 고정관념과 많이 닮아있다. 무엇을 이야기하면서 소통하려 할까? 나의 소소하고 평범한 스토리는 소통의 가치가  있을까? 나의 잠재된 소통의 가치를 어떻게 나열하고 풀어나갈지  난감하다.

그런데도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싶다. 나를 알리고 싶은  욕망의 차원인지도 모른다. 나의 욕망을 마주하고 바라보고 있다. 그  욕망을  화면에  층을 내면서 조각하고 해체시키고, 타임머신을 조종하면서 시공간을 넘나드는 그러한  회화작가가 되고 싶어서 공부하고 있다.

나의 욕망은 벽처럼 쌓아 올라가고 있다. 그 욕망은 나만의 것이 아닐 것이다. 내가 지탱하고 생존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주변에서 흡수하고 받아들여진 복합체의 산물일 것이다. 그러한 욕망 덩어리는 단단한 콘크리트의 벽으로서 존재하기도 하고,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처럼 불완전한 덩어리로 존재하기도 한다.

그러한 욕망을 마구 여기저기 표현하는 것은  나의 메세지가 아니다. 그러한 욕망을 넘어서는 것을 표현하고 싶다. 그렇다고 욕망을 너머 서서 해탈하는 경지에 도달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중간에 서서 무겁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은 지점에서 바라보는 고요한 것을 그리고자 한다. 그 고요한 대상은 무의식, 꿈, 고정관념이 해체된 지점에 존재하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인간의 그동안의  노고를 위로해 주고  다독거려주는 것으로서  가볍지도 않고 무겁지도  않은  것의 존재는.... 알 수 없다. 최우선으로는 소소한 어떤 것이 제 방식대로 삶을 헤쳐나가는 과정의 가치를 나의 보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벽 너머에 존재하는 가치 탐구 프로젝트- The wall : "I See You"를 진행해 나가면서 두서없이 생각나는 생각의 줄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동안 놓치고 지나친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나를 둘러싼 궤적들을 돌아보게 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작업들 또는 두서가 없이 빠르기만 하다. 나 위주의 범위에서 오랫동안 머물러 있었다는 뜻이다. 이 과정들을 헤쳐나가야 나의 메세지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The wall의  본격적인 행보를 향한 미리보기이다.

여러 겹의 퇴적층으로 구축된 실체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혼재하고 있다. 형성되어진 나의 본질은 전적으로 나 스스로 구축되어 진 것 이기 보다는 이미 그 바탕에는 어떤 증축된 본질이 깔려있다.

의무와 책임감으로 쌓아 올려진 그들의 고운 벽, 그들의 벽은 사라지지 않고 실존한다. 그 위에 나의 벽은 증축되고 있다. 나는 그들이 이룩해 놓은 고운 벽을 선물 받았다. 보이지 않은 고마운 선물, 마음 속에  침전되어서 오랫동안 메아리쳐 전해져오고 있다. 그들의 자상하고 고상한 정신세계를 따라하고자 한다.

건물 지을 때  초기 단계인 철근 지지대 등등 여러 구축물이 사람에 의해 구축 생성된다. 반면에 같은 것이  반복될 때에도 본인만의 미세한 차이가 생긴다. 병원에서의 매일매일 처방전이 다르듯이 상황이 조금씩 달라진다. 일상은 서서히 자기도 모르게 변화하고 있다. 벽으로서 존재하는 나의 고정관념은 일상의 변화와 맞물린다. 과거(퇴적)와 현실(단단하다. 일상), 미래(현실 너머 동경, 꿈, 고정관념에 머무르지 않고)에 대하여 꿈꾸고 의지를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고정관념을 너머 서고자 한다. 바다나 하늘은 한 겹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무수히 많은 겹으로 쌓여서 구축 되어져 왔다. 고정관념이 서서히 분해되고 또 다른 것이 생성되고 또 그 것이 해체되고 또 다른 것이 생성되고.... 과정들이 수도 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변화는 기존의 파괴이다. 변화를 이끌어 오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변화가 점점 축적이 되고 어느 시기에는 기존의 것이 파괴, 해체되어 다르게 보인다. 여태까지 내가 봤던 것, 고정된 시점, 관념이 그대로 굳어지고 익숙해져서 보이는 대로 보는 것이 아닌 내가 바라보는 대로 보고 있다. 어제 내가 보는 대로 보는 것이 옳다고 고정 시켜 놓고 반복하고 있다. 오늘은 어제와 다르다. 또 다른 시점과 관념이 반복되고 고정되어서 이동하고, 그러한 움직임이 해체되어서 또 다른 새로운 시각이 생성되고 있다. 매일 수시로 체크하고 사유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이동하고 있다.

2019, 정선영 - 작가노트

 

©2019 by Sun Young Chung.